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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개혁의 선장? 유승민의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

토마스 0 192

보수개혁의 선장? 유승민의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

 

19대 대통령선거 6.8% 득표율. 유승민은 선거 막판 함께 하자고 약속했던 동지들이 밥그릇이 큰 자유한국당으로 복귀하는 웃픈 상황에서 20명의 국회의원을 데리고 7%에 가까운 득표율을 올리며 극우보수정치 개혁노선의 리더가 되었다. 돈 따라 조직 따라 움직이는 철새 정치인들의 탈당 사태가 벌어졌을 때 극우보수정치의 고독한 개혁가 유승민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그를 받쳐주며 작기는 하지만 유승민 신드롬을 일으켰다. 대선 후 유승민이 이끄는 바른정당은 자유한국당과 거의 동률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해방 후 지금까지 강고하게 구축된 극우보수정치 운동장을 재편시킬 수 있을지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한 몸에 안고 있다.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지난 610일 유승민 의원은 저서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북콘서트에서 보수 정치를 변화시키고 싶어 미치겠다며 또 다른 정치판을 깔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80% 후반대에서 유지되고,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이 50% 초중반대 지지율로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유승민과 바른정당은 극우보수진영의 재편을 경유해 내년 지역선거와 2020년 총선, 그리고 (현재 헌법이 유지된다면) 2022년 대선으로 이미 말머리를 향했다. 그의 게임은 이미 시작되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상대할 수 있는 유일한 정치인이자 정당으로 자신과 바른정당을 국민 앞에 제시한 것이다. 유승민의 게임은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자유주의 개혁(소위 진보라고 명명되는) 세력의 대안으로 보수 개혁 세력을 위치시키고 1:1 대립 구도를 선언하는 것에서 시작된 것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시기가 지나가면 유승민과 바른정당은 1:1 대립구도 속에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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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의원은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중복지 수준으로 가기 위해서는 과감하게 증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연평해전이나 천안함 침몰 사건처럼 세월호에 대해서도 아파하고 슬퍼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 보수라며 보수의 변화를 요구한다. 자유한국당과 이명박근혜식 보수는 반드시 무너질 것이고 바른정당의 보수정치가 승리할 것임을 역설한다. 여기에 자신의 정치철학으로 공화주의를 제시한다. 자유, 평등, 법치, 시민의 정치참여와 같은 핵심요소들을 포괄하고 있는 공화주의에 대한 공부를 통해 천박하고 부패한 보수대신 공화주의를 제대로 실현시키는정치인으로 자신을 포지셔닝한다. “대한민국의 보수 진보 양날개로 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의 기대는 앞으로 펼쳐질 개혁 vs 신보수의 정치구도에 대한 소망을 담은 것이다.

 

그런데 유승민을 발목잡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자신이다. 그는 정말 보수가 어떤 지점에서 변해야 하는지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거나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거짓 생각을 표출하고 있는지 모른다. 이것이 바로 북한이승만’, ‘박정희’, ‘안보문제이다. 극우보수 정치는 극단적인 반공, 반북, 종미 냉전주의에 기초한다. 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에 걸쳐 소비에트, 동독,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이 붕괴되고 아시아의 사회주의 국가들이 무너지거나 개혁을 추구했던 지난 30여년 동안 한국의 극우보수정치는 변한 것이 없다. 세계가 어떻게 변화하든 이들은 빨갱이’, ‘종북’, ‘이승만 박정희’, ‘미국타령으로 자신들의 부패기득권 구조와 타락한 권력을 재생산해 왔다. 전쟁의 희생자들을 진심으로 기리지 않고 반공, 반북 냉전주의 정치를 위해 활용해 왔다. 국민들을 국방과 안보 이데올로기에 가두고 자신들의 권력과 기득권 구조를 유지해 왔다. 이 과정에서 국방과 안보는 정치적으로 농락당하기 일쑤였고, 국방과 안보 예산이 누구에 의해, 어떻게 쓰이는지 검증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유승민은 잘 알 것이다. 하지만 그는 결코 이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는 여전히 반공, 반북, 종미, 이승만과 박정희의 틀에 갇힌 극우보수정치에 기대고 있다. 증세복지론, 경제민주화, 노동자 권리 증대, 공화주의와 같은 가치와 주장들은 문재인 정부와 다른 것이 거의 없다. 그렇다면 그가 진짜 이야기해야 하는 것은 해방 이후 지금까지 극우보수정치가 악용해 왔던 반북, 반공 냉전주의, 종미, 이승만과 박정희를 넘어 포스트(post)-반북, 반공, 냉전, 종미 국가론을 제시해야 한다. 유승민이 진짜 시장주의자이자 자본주의자라면 자본과 시장의 확장을 가로막고 있는 정치적, 이념적 장벽을 제거할 생각을 해야 한다. 또 유승민이 진짜 보수주의자라면 이승만, 박정희의 역사가 왜 보수의 가치를 왜곡시켰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이러한 작업이 선행되지 않으면 유승민은 결코 길을 만들 수 없다. 과거에 갇힌 보수의 사이비 혁신론은 유승민에게 결코 새로운 정치적 기회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다.

 

이영주(양평민주정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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